아스파라거스 베이컨말이 꼬치, 햄버거 + cook n eat


투다X 라는 꼬치구이 전문 주점에 가면 아스파라거스 베이컨말이 꼬치를 판다.
이게 또 L씨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메뉴다.

나는 그 콩나물처럼 부실한 아스파라거스에 정체모를 고기가 감겨 있는,
어디 있는 공장에서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을지 모르는 그 냉동 꼬치들에다가
소스 잔뜩 발라 구워 내 오면 L씨가 좋아라 먹는 것이 영... 찜찜했다.

그래서 언젠가 꼭 집에서 만들리라 만들리라 하고 다짐만 하다가 어느 날 드디어
조건 (신선한 아스파라거스와, 냉동하지 않은 베이컨, 그리고 산적꼬치) 을 갖추고
제조에 착수했다.

처음 만드는 음식에는 수많은 의문점이 존재한다.

다 된 꼬치를 프라이팬에 지지는 것만으로는 아스파라거스가 잘 익지 않을 것이라는
가설에서 출발했다.

그렇다면 베이컨을 말기 전에 아스파라거스를 먼저 데쳐야 되나?
아니면 꼬치를 다 완성한 다음 베이컨이 감긴 채로 데쳐야 되나?
아스파라거스를 먼저 데쳐야 한다면 몇분이나 데쳐야 되나?
아랫동과 윗동은 데치는 시간을 달리 해야 되나?
껍질은 벗겨야 하나? 끝부분은 몇 cm나 잘라야 하나?
아스파라거스 1조각 당 베이컨 몇 cm를 말아야 맛의 조화가 적절한가?




모든 의심스러운 영역에 대해 시범제품을 만들어 가며 무수한 검증의 시간을 거친 후 (R&D)
비로소 공정을 확정하고 양산품 제조에 들어갔다.
(.. 나 공대, 아니 이과라도 갔어야 되는 거 아냐? )

베이컨 한 팩을 다 썼는데 아스파라거스 말이가 고작 8개 나왔다...
이런 노동집약적 꼬치를 보았나


아스파라거스 베이컨말이 꼬치를 만들었던 날 저녁,
우리집에는 무지하게 맥주가 고픈 손님이 왔다.
우리도 맛을 안 본 관계로 한사람에 하나씩.. 애피타이저 겸해서 3개 구웠다.

원래 내 소기의 의도는 집에서 만든 초 맛있는 아스파라거스 베이컨말이를 L씨에게 맛보여서
투다X의 꼬치를 거들떠도 안 보게 하려는 것이었으나 그건 또 그것대로 맛있단다.
실패다.

손님이랑 나랑 저녁으로 나눠 먹은 L씨가 만든 햄버거~

맥주 마시러 온 손님과 수다를 떠는 동안 계~속 화이트와인을 마신 나는
다음 날 여명80X 을 마셔야 했다.. -_-;;;
.
.

덧글

  • 레드피쉬 2011/11/01 00:18 #

    저도 예전에 투다리 베이컨아스파라거스말이 많이 먹어어요ㅎㅎ맛있어여ㅎㅎ
  • 점장님 2011/11/05 13:33 #

    저도 맛 봤는데 괜찮더라고요. 은근 매니아분들이 많이 계실듯 해요 -
    다만 전 완제품 형태로 나온 음식에 대한 불신 때문에 -.-;;;
  • Fabric 2011/11/01 15:03 #

    시행착오 끝에 발견하신 레시피는 뭔가요?ㅎㅎ 공유해주세요!
  • 점장님 2011/11/05 13:37 #

    그게 아스파라거스가 워낙 크기나 질감이 들쭉날쭉한 녀석이라..
    저는 꼬치용으로 할 거라서 그래도 좀 날씬한 애들로 고르고 골라서 사갖고 왔거든요.
    그래서 그런지 질긴 껍질만 좀 벗겨주면 굳이 먼저 데칠 필요는 없겠다는 결론이 나왔어요.
    물론 한 20초 데쳐서 사용해도 부드러운 맛에 먹기는 좋아요.
    간은 필요없고 (베이컨에서 배어나옵니다) 베이컨 가장자리가 파삭해질 정도로
    잘 구운 후 후추나 조금 뿌려주면 끝이에요.

    크기나 뭐 그런 나머지 사항들은 사진으로 보신 대로.. ^^
  • 카이º 2011/11/01 20:42 #

    오.. 꼬치와 수제버거가 진짜 실해요!!
    와인이 술술 들어가겠는데요 ㅎㅎㅎ
  • 점장님 2011/11/05 13:38 #

    그러게요. 술술 들어간다고 와인 홀짝홀짝 계속 먹었다가
    다음날 완전.. -_-;;;
  • 死海文書 2011/11/03 10:03 #

    전 밤에다 베이컨을 말아서 구워먹었는데 의외로 맛이 괜찮았습니다.
  • 점장님 2011/11/05 13:40 #

    밤 베이컨말이! 예전에 가르텐비X에서 먹어봤어요.
    그러게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 것 같고 창의적인 메뉴더라고요.
    떡볶이 떡이나 파, 익힌 마늘, 방울토마토 등등에 베이컨 말아 구워먹어도 맛있어요 -
  • 소영 2011/11/07 23:11 # 삭제

    언니~ 오랜만에 블로그 들어와봤어요.
    먹고싶은게 한가득이네요~
    화면속에 손을 뻗어 먹고싶어요 ㅋㅋㅋ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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